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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직원이 행복해야 생산성 올라…행복한 일터를 디자인 하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불행한 나라는 어디일까. 올해 2월 글로벌행복위원회(GHC)가 두바이에서 연 세계정상회의(World Government Summit)에서 발표한 `글로벌 행복 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WHR)`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7년 156개국을 대상으로 0~10점 척도에서 현재 삶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설문했다. 그 결과 가장 행복한 나라는 핀란드였다. 이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순이었다.


가장 불행한 나라는 베네수엘라였으며 말라위 시리아 예멘 우크라이나가 그 뒤를 따랐다. 한국은 행복도에서 57위(5.875점)였다. 54위인 일본(5.915점)보다 불행하다고 느끼고, 86위인 중국(5.246점)보다는 낫다고 평가됐다. 전체 조사 대상 국가의 평균적인 행복도는 3.45점이었다.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26%를 차지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었으며 기대수명(17%), 자유(13%), 관용(5%), 부패(3%) 순으로 영향을 미쳤다. 행복을 구성하는 요인은 서로 연계돼 있다. 국가의 행복도는 악순환에 빠지거나 선순환에 들 수 있다. 행복한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더 서로를 신뢰하고 협조한다. 


혁신 콘텐츠 기획사 `화제인`(대표 조미호)은 지난 11일 `컨퍼런스 창 2018`을 개최했다. `행복한 일터의 비밀`을 주제로 행복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 행복한 회사를 디자인하는 경영 비결 등을 소개했다. 

콘퍼런스 개막식 발표에 나선 마크 밀스타인 UCLA 생화학 박사는 행복한 일터를 디자인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일터를 꾸미고, 공간을 바꾸는 걸 넘어 폭넓게 자신의 의견이 회사에서 수용될 때 업무 성과가 15~25%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피리돈 스테브로풀로스 에라스뮈스대 조교수 겸 행복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직장에서 직원의 행복도를 높여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인적 자원 관리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일터에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분석했다. 고급 인재의 이탈을 막으려면 △흥미로운 직무 △관리자와의 긍정적인 관계 △직업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독립성 △적성 △급여 등도 영향을 미치는 부차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밀스타인 박사와 스테브로풀로스 교수를 만났다. 일과 행복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좀 더 자세히 물었다. 이하는 밀스타인 박사와의 일문일답. 


―행복한 일터를 디자인할 때 신경 써야 할 것은. 

▷사무실을 단지 잘 꾸미는 걸 넘어 직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스스로 일터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인테리어를 넘어 일정과 할 일 등을 직원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만으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직원이 자신의 제안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행복감을 준다. 사례 연구에서 평균적으로 15~25%의 생산성 향상이 나타났다고 보고됐다. 


―사무실 인테리어와 생산성의 관계는. 

▷두 가지 도움이 되는 요소는 창문과 식물이다. 물론 그 전에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상사가 그 의견을 경청하는 문화가 더 중요하다. 연구 결과 비싼 리모델링 비용은 필요 없다. 직원 스스로 식물을 가져오게 하거나 창문 근처에 앉히고, 채광이나 환기에 대한 통제권을 주면 된다. 일터의 디자인을 잘 해낸 경우 최대 60~70%까지 생산성이 증대한 경우도 있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선택권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인 생산성 개선이 가능하다. 


―일터에서 행복은 기업에 투자보단 비용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음 챙김(mindfulness)`은 매우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직원들에게 일터에서 마음 챙김이 가능한지는 매우 중요하다.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번아웃되거나 아프거나 퇴사하고 싶을 정도의 스트레스라면 곤란하다. 직원이 행복하지 않고 아프다면 결국 기업에도 비용 증가 요인이다. 기업은 비용과 행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일터에서 만족하고 행복하게 하는 요인은 자율성, 관리자의 경청, 자유와 보살핌의 균형이다. 이 세 가지에 투자하면 된다. 


이하는 스테브로풀로스 교수와의 일문일답. 


―경제학적인 차원에서 행복을 연구했다. 행복이 도시와 국가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가. 

▷도시가 행복해지기 위한 요소가 몇 개 있다. 개발도상국의 도시에는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하지만 서울 같은 선진국 도시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서울 시민들이 다른 개도국 도시 주민보다 더 행복하고 생산성이 높을 것이다. 

전체적인 국민 행복을 위해선 정부는 좋은 거버넌스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좋은 거버넌스와 제도를 갖춘 국가일수록 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발견됐다. 서유럽은 동유럽에 비해 더 나은 제도와 거버넌스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 과정이 더 빨랐다. 


―한국 기업들이 직장 행복도를 높여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통 경제 성장과 행복 수준은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분석이 통하지 않는다. 한국의 고급 인재들에게는 흥미로운 직무나 상사와의 관계보다 직업 안정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실업률이 높고 근무환경이 미성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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